임기 5년, 긴 것 아니다

대통령 주변 참모들이 '형님, 누나'로 호칭(呼稱)되는 패거리들로 울타리가 쳐지면… 더불어민주당 원내 수석부대표인 문진석 의원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통령실 디지털소통 비서관 김남국에게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회장에 중앙대학교 출신의 지인을 추천하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것이 언론 카메라에 잡히면서 들통이 났다. 이 사건은 집권당 소속 실세 국회의원이 대학후배 한 명을 민간단체장으로 추천한 것이다.

언뜻 보면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이같은 인사청탁 논란으로 이틀 만에 대통령 측근 비서관 김남국이 권력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여론은 들끓고 있다. 중앙대 출신 대통령을 보좌하는 권력형 카르텔이 형성되고 그들의 나눠먹기식 인사횡포가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지 않는가 하는 의혹이 여론화되고 있다.

"심각한 현지누나 논란, 약속한 특별감찰관 즉각 임명하라"(조선일보 사설)
"현지누나한테 추천, 경고가 아니라 수사할 일"(국제신문 사설)
"대통령 측근들의 인사청탁, 과연 그 자리뿐일까"(중앙일보 사설)
"훈식이형. 현지누나" 인사청탁 논란, 김남국 물러났다"(한국경제신문)
"현지누나 논란, 김남국 경질. 野, 꼬리 자르기"(동아일보)

이재명 정권의 권력자들이 저지르고 있는 권력형 인사비리의 숨겨진 실상이 과연 어떠한지 국민들은 알고 싶어 한다. 권력을 장악한 집단이 국가조직의 공직자를 마음대로 임명하는 것은 전리품이라고 백 보 양보를 한다 치더라도 민간단체나 조직에까지 권력의 흉악한 손길이 작용한다면 그 결과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다.

대통령실 내부에서 전개되고 있는 호칭이 '형님, 누나'로 불리어지고 있음은 심히 우려스러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마치 조폭집단을 연상시키는 공포감이 주변을 감싸고 돌게 한다.대통령 주변에 그렇게도 사람이 없는가? 흔히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4연(四緣)을 얘기한다. 혈연(血緣), 지연(地緣), 학연(學緣), 사연(社緣)이다. 사연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맺는 인연이다. 대통령이 제아무리 국정을 잘 다스리고 싶어도 대통령 주변의 참모들이 '형님, 누나'로 호칭(呼稱)되는 패거리들로 울타리가 쳐지면 대통령은 정중지와(井中之蛙) 신세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 단적인 예가 대통령의 외신기자회견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북한에 억류중인 선교사의 송환교섭에 대한 외신기자의 질문에 이재명 대통령은 "처음 듣는 소리"라고 대답했다. 국가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수호하는 것이 국가통치권자의 제1 책무이거늘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땅에서 억류 구속중인 사실도 모르고 "처음 듣는 소리"라니 이 무슨 귀신이 곡(哭)할 노릇인가? 외신기자도 알고 있는데 말이다.

'수욕정이 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요 자욕양이 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라고 했다. 대통령이 제아무리 국가경영을 잘하고 싶어도 주변 보좌진들이 자기 몫이나 챙기려 들면 모든 것이 허사가 될 것이다. 권력의 심장부가 형님, 누나로 둘러싸여 자기들 인맥 관리나 하려 들면 그 때는 민심도 돌아설 것이로다.

대통령 임기 5년, 그것 긴 것 아니다. 국가권력은 잘 사용하면 선정(善政)이 될 것이고, 복수의 칼날을 휘드르면 피칠갑의 풍수지탄(風樹之歎)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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