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초토화라니?

'초토(焦土)'는 불에 타서 검게 그을린 땅을 뜻한다. <한글 전용화의 폐해가 드디어 방송국 점령>

‘초토화’는 여러 건물 등이 불에 타서 잿더미가 된 것을 이르는 말인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지금 유튜브를 보니 채널A에서 이런 썸네일을 달고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다.

“속보 통영⸱거제 폭우 초토화”

폭우에 초토화라니? 저걸 읽고 내가 초토화란 말을 잘못 알고 있었나 싶어 국어사전을 찾아보았다. 이렇게 풀이 돼 있다.

<초토화 焦土化>
1.명사. 초목이나 건물 따위가 모두 불에 타 잿더미로 덮인 땅으로 변하게 됨.
2.명사. 불에 탄 것처럼 황폐해져서 더이상 못 쓰게 되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초토화의 초 字는 불탈 초 자이다. 그리고 '초토'는 불에 타서 검게 그을린 땅을 뜻한다. 따라서 설령 물난리로 동네가 쑥대밭이 됐더라도 초토화라곤 말할 수 없다. 채널A에는 불탈 초 자와 초토란 말을 아는 사람이 없는가 보다. 한 명이라도 안다면 5천만 국민을 상대로 저런 무식한 간판을 걸겠나 방송국이.

'속보'이니 보도하는 데에 바빠 정신이 없어서 그랬을 것으로 이해는 된다. 그렇더라도 저 정도의 물난리를 '초토화'라 한 것은 지나치게 과장한 표현이다. 언론은 조금만 더우면 덥다 덥다 하고, 조금만 추워도 춥다 춥다 하고, 도랑 물이 넘쳐도 범람이라 말한다. 피해자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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