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돈)와 권력만을 숭배하는 사회

한국인은 “과정보다 결과, 명예보다 권력과 돈이 전부”라는 현실을 학습했다. <대한국인이여! 현실주의를 극복(克復)하자>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위해 명예, 부(돈), 권력을 추구한다. 과연 우리 국민은 무엇을 추구하며 사나?

2021년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세계 주요 선진 17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당신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다른 주요국들이 가족, 건강, 인간관계를 우선순위로 꼽은 반면, 한국은 유일하게 ‘물질적 풍요(Material well-being)’를 1위로 선택했다. 이후 실시된 여러 조사에서도 한국인은 행복의 절대적 조건으로 부(돈)를 꼽았다.

이러한 현상은 최빈국에서 불과 반세기 만에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뛰어오른 압축 성장의 결과이다. 갑작스럽게 부를 얻은 졸부(猝富)가 부(돈)을 최고의 가치로 착각하듯, 우리 사회는 부의 축적 속도에 비해 그것을 담아낼 정신적 숙성(熟成)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

그 결과, 인품이나 지성, 도덕적으로 뛰어나더라도 가난하면 실패자로 낙인(烙印)찍힌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를 축적한 이들이 오히려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과거의 허물이나 도덕적 결함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러한 물질만능주의는 정치권의 도덕적 타락(墮落)과 결합하며 한층 더 공고(鞏固)해졌다. 과거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생긴 전과(前科)는 독재에 맞선 훈장으로 여겨지며 면죄부를 받았다. 지금은 음주운전, 폭행, 파렴치 범죄 전과를 가진 이들마저 정치권에 대거 등장하고, 이들이 당선되는 것을 보았다.

국민은 선거에서 승리해 권력을 잡기만 하면 과거의 허물이 무마되는 정치적 현실을 목도(目睹)하며 “결국 과정보다 결과, 명예보다 권력과 돈이 전부”라는 현실을 학습했다. 경제적 압축 성장이 낳은 황금만능주의와 도덕성 마비가 결합하여, 대한민국은 명예와 정의, 예의라는 정신적 가치 대신 현재의 부(돈)와 권력만을 숭배(崇拜)하는 사회로 변질된 것이다.

인간이 짐승과 구분되는 근본은 부끄러움을 아는 수오지심(羞惡之心)과 남을 불쌍히 여기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이다. 그러나 극단적 개인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지배하는 한국 사회는 도덕적 부끄러움과 타인에 대한 애정을 잃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 최하위권의 행복지수, 그리고 인류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최저 출산율이 우리의 모습이다. 나만을 위한 삶, 물질에만 함몰된 삶 속에서 공동체는 해체되고 있으며, 이대로 간다면 대한민국이 수십 년 후에도 국가로서의 존립할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苦悶)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산업화를 이루어 경제적 풍요(豐饒)를 확보했고, 민주화를 달성하여 자유를 얻었다. 이제는 천박한 현실주의를 극복하고 양심과 사랑, 인간 존엄이라는 인류 본연의 정신적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자살률이 떨어지고, 출산율도 증가할 것이다. 대한국인이여!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해 현실주의를 극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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