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당' 사건 시비, 三段論法 그리고 公判鬪爭

대선정국(大選政局)의 초반(初盤)이, 뒤 늦게, ‘삼단논법(三段論法)’의 허점(虛點)을 이용한 좌익과 그 동조세력들의 간조기(干潮期) 투쟁 형태의 하나인 ‘공판투쟁(公判鬪爭)’의 무대(舞臺)로 변모하고 있음을 실감(實感)한다.

12.19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朴槿惠) 새누리당 후보를 상대로 하여 전개되고 있는 ‘인혁단’ 사건을 둘러싼 시비를 보면서 필자는 금년도 대선정국(大選政局)의 초반(初盤)이, 뒤 늦게, ‘삼단논법(三段論法)’의 허점(虛點)을 이용한 좌익과 그 동조세력들의 간조기(干潮期) 투쟁 형태의 하나인 ‘공판투쟁(公判鬪爭)’의 무대(舞臺)로 변모하고 있음을 실감(實感)한다. 지금 새삼스럽게 불붙고 있는 ‘인혁당’ 사건을 둘러싼 논란에서 이들이 동원하고 있는 ‘논법’은 “① 고문(拷問)에 의한 범죄는 유죄(有罪)가 될 수 없다, ② ‘인혁당’ 사건 수사 때는 ‘고문’이 동원되었다, ③ 따라서 ‘인혁당’ 사건은 무죄(無罪)다”라는 것이고 박근혜에게 이를 수용하라고 종주먹을 드리대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을 보면서 새삼 필자의 기억에 떠오르는 일이 있다. 필자는 1972년11월초 평양에서 북측 상대역인 전금철과 ‘남북조절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합의서’의 내용을 놓고 철야 줄다리기를 하고 있었다. 전금철은 우리의 ‘국가보안법’을 가지고 끝없는 시비를 걸고 있었다. 설왕설래(說往說來) 도중에 전금철이 뜬금없는 주장을 들고 나왔다. “공산주의에 반대하면 민족단결에 반대하는 것이다. 민족단결에 반대하는 것은 통일에 반대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것은 곧 통일에 반대하는 것”이라는 것이었다. 순간 필자는 황당해 졌다. 일견(一見) 그럴 듯 하게 들렸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내 필자는 이 자가 ‘삼단논법(三段論法)’을 가지고 필자를 희롱하려 하는 것임을 간파(看破)했다. 그래서 필자는 이렇게 대응했다. “여보 전 선생, 그러면 이렇게 이야기해 봅시다. 공산주의를 주장하면 민족단결에 반대하는 것이다. 민족단결에 반대하면 통일에 반대하는 것이다. 고로 공산주의를 주장하는 것은 곧 통일에 반대하는 것이다.” 거기서 ‘삼단논법’ 논쟁은 끝장이 났다.

‘인혁당’ 사건과 ‘인혁당’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을 통해 처벌 받은 사람들 가운데 ‘고문’을 통해 억울하게 혐의가 조작된 희생자들의 경우는 별개의 문제다. 사건 관련자들 가운데 억울한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사건 그 자체가 부정되는 것은 당연히 옳지 않다. ‘사건’ 자체와 ‘억울한 사람’들의 문제는 별개로 다루어져서 ‘억울한사람’들은 철저하게 가려져서 신원(伸寃)되고, 그들의 명예가 회복되며 또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補償)이 있어야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들의 ‘억울함’을 이유로 ‘인혁당’ 사건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또 하나의 ‘삼단논법’의 허구(虛構)에 불과하다. ‘인혁당’ 사건 그 자체는 실재(實在)했던 사건임을 증거(證據)하는 수많은 증인(證人)들이 이 사회에는 살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혁당’ 사건에 관하여 법원에서 2개의 판결이 나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7년 재심 판결에 대한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 조직에 몸담았던 분들이 최근 여러 증언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까지 감안해 역사 판단에 맡겨야 되지 않겠느냐”고 한 박근혜 후보의 최근 발언에는 어떠한 하자(瑕疵)도 있을 수 없다. 더군다나, 박근혜는 '과거 수사기관 등 국가 공권력에 의해 인권이 침해된 사례가 있었고, 이는 우리나라 현대사의 아픔이라 생각한다'면서 '피해를 입으신 분들의 아픔을 깊이 이해하고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고 말하여 인혁당 사건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사실상 사과하기도 했다. ‘인혁당’ 사건으로 부당하게 고통을 당한 사람들과 ‘인혁당’ 사건 그 자체를 차별화한 것이다.

지금은 대선정국이다. 금년초부터 불거진 ‘종북(從北)’ 파동으로 ‘물에 빠진 쥐’ 형국이 된 이 나라 좌익 및 좌익 동조세력들은 지금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특히 공중보도기관과 SNS 매체를 침투한 동조자들을 앞세워 ‘공판투쟁’ 형태의 ‘인혁당’ 시비를 통해 궁지 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양식이 있고 나라를 걱정하는 모든 사람들이 눈을 부릅뜨고 이들의 흑심(黑心)을 읽어내고 주변 사람들을 일깨워서 나라가 결딴나는 것을 막아야 할 때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