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가 변절자로 정치인생을 마무리 짓는 모습이 너무 지저분해 보여 몹시 아쉽기만 하네.
김덕룡 군, 지난 10일 자네가 새누리당을 떠나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는 기사를 잘 읽었네. 기사를 읽고 느낀 소감을 이렇게 몇 줄 글로 띄움을 양해하시게. 자네와는 동년배이고 같은 6·3세대로 격랑의 한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 온 것을 잊지 않고 있네. 자네와는 부산의 한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같이 받은 적도 있으니, 인연이면 인연일세. 그러나 자네는 이제 진영을 달리하여 좌파세력의 품안으로 들어갔으니 동질감을 느끼기 어렵게 됐네.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敵(적)도 없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네.
자네는 좌파세력의 품에 안기면서 그 명분을 참 묘하게 말했더구먼. “역사가 거꾸로 가선 안 된다는 믿음에서 고민 끝에 제 손으로 창당했던 새누리당을 떠난다”고 했더군. 김덕룡 군, 나름대로 고민도 있고 명분도 있겠지만 자네만은 그렇게 새누리당과 정치적으로 황혼이혼을 하면 안 되네. 자네 나이가 얼만가? 政界(정계)를 은퇴할 연륜이 아닌가? 6·3세대 가운데도 김중태나 김지하같은 친구들은 정치판에 뛰어들지 않고 초연하게 살아오다 늘그막에 보수의 손을 들어 줬지만, 자네는 거꾸로 젊은 시절엔 보수진영에서 현실정치에 뛰어 들어 쓴맛단맛 다 맛본 뒤 뒤늦게 좌파진영으로 노선을 바꾸는 모습이 좀 이상하다고 느껴지지 않는가?
이 사람아. 호남출신으로 YS편에 서서 국회의원, 국회부의장, 정무장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 등도 지내지 않았는가? YS, MB정권에서는 이른바 실세로 떵떵거리며 행세하지 않았는가? 그런 자네가 새누리당을 버리고 좌파정당에 백기투항하다니 정말 이해가 되지 않네. 자네는 ‘역사가 거꾸로 간다’고 말했지만 항간에 떠도는 소문은 그렇지 않네. 자네부인이 구청장 공천과 관련하여 거액의 금품문제로 말썽을 일으켰을 때 박근혜 후보가 원칙대로 처리하라고 지시한 것에 대한 섭섭함 때문에 反박근혜 라인으로 돌아섰다는 소문이 파다하네. 그렇지 않기를 바라네.
흔히들 “젊었을 때는 한번쯤 공산주의자가 되어 보지만 철이 들고 나이가 들면 보수로 돌아 온다”고 했는데 자네는 반대로 나이 들어 황혼녘에 좌파로 돌아 섰으니, 역사가 거꾸로 가는 것이 아니라 자네 인생이 거꾸로 가는 것이 아닌가? 돌아서는 자네 모습이 너무 추해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네. 지는 저녁노을은 아름답게 물들지만 인간의 늙은 노을은 초라하게 보이는 법일세. 김덕룡도 어쩔 수 없는 평범한 인간일 뿐, 자네에게 기대를 가졌던 우리들이 어리석었던 게지.
큰 사람은 사소한 감정에 치우쳐 처신을 가볍게 하는 것이 아닐세. 자네가 변절자로 정치인생을 마무리 짓는 모습이 너무 지저분해 보여 몹시 아쉽기만 하네. 남은 생애 부디 건강하시고 부귀영화 누리면서 희희 낙낙하시게. 오래 된 친구에게 고별사를 쓰는 마음이 참으로 허전하고 씁쓸하네, 덕룡이 이 사람아.
김덕룡 군에게 띄우는 告別辭(고별사)
- 문무대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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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2-12, 10: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