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말하는 여론은 열린당 의견?

KBS는 마치 국민들이 경찰청장의 사퇴를 바랐기 때문에 許 청장이 그만두게 된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12월 29일 KBS 뉴스9 보도비평 - KBS가 말하는 여론은 열린당 의견?


[정치] “내 거취 내가 결정”에서 사퇴까지

<앵커 멘트>
임기제를 내세우며 버티던 허준영 경찰청장의 이번 사퇴과정에는 여러면에서 짚어볼 대목이 있습니다. 김태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노무현 대통령은 허준영 경찰청장이 낸 사표를 수리했습니다. 본인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한 그대로입니다. 임기제를 강조하며 내 거취는 내가 결정한다던 허준영 경찰청장, 그러나 정치권과 여론의 압박에 이틀을 버티지 못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왜 직접 문책의 칼을 들지 않았고, 허준영 청장은 무슨 생각으로 버티려 했을까. 청와대는 실제 문책을 위한 법적 검토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탄핵이나 징계위원회 회부가 아니면 임기제 청장을 물러나게 할 수 없고, 이번 사안은 그나마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다다랐다고 합니다.
남은 것은 사퇴를 종용하는 일, 참모들은 상당수 알아서 물러나줬으면 했던 반면, 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선 임기제의 규범을 지키는 게 우선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허준영 청장은 자신의 거취 차원을 넘어서 공권력의 위상에 관한 일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조직의 장이 물러난다면 앞으로 시위는 어떻게 막느냐는 경찰의 볼 멘 소리도 들었을 것입니다. 대통령의 속마음도 같지 않겠느냐고 읽었을 수도 있습니다. 어떻든 경찰청장 임기제 이후 두 청장 내리 임기를 못 채우고 물러나는 상황이 됐습니다. KBS 뉴스 김태선입니다.


KBS는 허준영 경찰청장이 사퇴한 이유를 정치권과 여론의 압박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여론 조사를 제외하고 그나마 민심을 읽을 수 있는 것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뉴스 폴(투표)이다. 12월 28일부터 29일 許 청장이 사퇴할 때까지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서 실시한 뉴스 폴에는 총 8491명이 참여했는데 이중 5160명(60.77%)이 임기를 채워야 한다고 대답했고 3331명(39.23%)이 사퇴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동아닷컴 인터넷 투표도 12월 30일 오전 11시 17분 현재 11140명이 참여한 가운데 7586명(68.10%)이 임기를 채워야 한다고 대답했고 3450명(30.97%)이 사퇴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현재 인터넷 포털 야후 코리아에서 실시되고 있는 뉴스 폴에는 12월 30일 오전 11시 20분 현재 모두 10755명이 참여했다. 이 중에서 6996명(64%)이 남은 임기를 채워야 한다고 대답했고 3696명(34%)이 사퇴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처럼 시중의 여론은 전농의 불법폭력시위 때문에 일어난 농민들의 사고사에 대해 경찰청장이 책임질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우세했다.
반면 열린당과 민노당, 민주당은 許 청장의 사퇴를 계속 주장해왔다. 특히 민노당과 열린당의 경우 허 청장의 사퇴와 국회 예산안 처리를 연결시켜왔다. 대통령 또한 대국민 성명에서 ‘임기제 총장의 인사는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며 일종의 사퇴 압력을 넣었다.
결국 허준영 경찰청장은 여론에 밀려 사퇴했다기보다는 청와대의 간접적인 압박과 정치논리에 밀려 사퇴한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 허준영 청장 자신도 ‘대통령의 통치에 부담을 주기 싫어 그만 둔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그럼에도 KBS는 마치 국민들이 경찰청장의 사퇴를 바랐기 때문에 許 청장이 그만두게 된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사회] [심층취재] 시위 문화 바뀌어야

<앵커 멘트>
허 청장의 자진사퇴로 농민 사망 파문이 일단락되는 계기가 마련됐지만 시위문화가 바로서지 않으면 이같은 일이 또 일어날 수 있습니다. 폭력시위, 또 강경진압을 없애는 방안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합니다. 조종옥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사퇴를 결심하고 출근하는 길에 허준영 청장은 언론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인터뷰>허준영 경찰청장: '언론이 제대로 안해주니까 아무말도 하지 않겠습니다.'
언론이 경찰의 과잉진압만 부각했을 뿐, 원인이 됐던 불법 폭력 시위는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또 농민 2명이 숨진 것만 강조하고 농민들의 폭행으로 진압 경찰 200여명이 다친 사실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허 청장의 퇴진을 놓고 네티즌과 정치권 일부에서 동정론이 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인터뷰>이계진 (한나라당 대변인): “공권력이 무엇입니까? 공권력은 국민이 위임한 권력입니다. 공권력이 위축돼서는 안됩니다.”
갈수록 격렬해지는 폭력 시위 문화에 외국인들도 혀를 내두르고 있습니다.
<자료 화면> 버시바우 미국대사: “집단의사 무조건 관철”
오시마 일본 대사: “폭력시위 당연시 놀라워”
닝쿠푸이 중국 대사: “경찰 무기력 걱정”
주한 외국 대사들은 하나같이 지난달 15일의 농민집회에 대해 걱정과 놀라움을 가득 담은 보고서를 본국에 보냈습니다.
<인터뷰>조현오(경찰청 외사관리관): '우리 시위대가 천명이나 홍콩에서 연행된 사례에서 보듯이 우리 시위가 글로벌 스탠다드와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경찰 내부에서는 경찰청장의 중도 퇴진으로 자칫, 폭력 시위가 만성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98년 무최루탄 원칙이 채택된 이후, 불붙은 LP 가스통까지 나뒹구는 집회 현장에서 진압 대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합법적인 장비는 방패와 곤봉 뿐.
그러다보니, 시위대의 폭력에 맞서 방패를 휘두르는 일이 다반사가 돼 왔습니다.
찻길을 가로막고 인도에 천막을 치고 확성기를 마구 틀어대는 불법 행위를 해도 처벌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인터뷰>김유한 (이화여대 교수): '새로운 시대에 있어서는 시위문화도 새롭게 정립돼야 한다고 봅니다.'
법과 제도의 틀 속에서 자신의 주장을 펼쳐나가는 쪽으로 시위문화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공권력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현장에서의 진압보다는 법규 위반자를 사후에 법에 따라 처벌하는 최근 홍콩 경찰의 사례는 공권력 집행의 좋은 본보기로 꼽히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종옥입니다.


이 보도는 ‘허준영 경찰청장 사퇴 보도’ 다음 꼭지로 방송됐다. 이 보도에서는 지금까지 전농, 민노총, 좌파단체들의 불법폭력시위 현장 장면과 시위진압을 하다 부상당한 경찰의 참혹한 모습을 보여주며 ‘시위 문화,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KBS는 경찰이 방패와 곤봉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와 상황을 11월 15일 여의도 불법폭력시위 이후 이 보도에서 처음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보도 말미에 경찰의 시위진압 방식도 홍콩처럼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KBS는 전농의 홍콩원정 불법폭력시위 당시 홍콩경찰의 시위진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보도한 적이 있다.

“홍콩 경찰이 우리나라의 반WTO 원정시위대에 고무탄을 발사했다는 주장이 나와 과잉진압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홍콩경찰에 구속중인 37살 강승규씨의 허벅지 사진입니다. 상처주위로 빨갛게 멍이 퍼져있습니다. 농민 단체는 홍콩 경찰이 발사한 고무탄에 맞은 자국이라고 주장합니다.
<녹취>강승규 (구속수감자): '4-5미터 전방에서 맞았어요. 고무탄은 직경이 4-5센티미터였어요.'
이미 귀국한 농민 가운데 두 명이 더 고무탄에 맞았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고무탄은 자칫 치명상을 입힐 수 있어 홍콩 경찰이 시위를 진압하는 최후수단으로서 폭동단계에서만 사용합니다...(지난 12월 21일 KBS 뉴스9 ‘홍콩경찰 고무탄 진압논란’ 보도 中)

KBS는 이런 보도처럼 전농 측의 주장만 듣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홍콩 경찰이 과격하게 시위진압을 한 것처럼 보도했다. 그러다가 불과 여드레 만에 경찰청장이 농민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되자 ‘홍콩 경찰의 시위진압이 좋은 예’라고 보도하고 있다.
또한 KBS는 또 ‘네티즌과 정치권 일부에서 경찰청장에 대한 동정론이 일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네티즌들의 60% 이상이 허 청장의 사퇴를 반대했다.
KBS가 이처럼 경찰청장이 물러난 다음에야 불법폭력시위의 문제점과 불법폭력시위 당시의 화면, 해외 사례 등을 보도한 것은 뒤늦게 균형을 맞추는 척하는, 야비한 행동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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