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의원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의 선봉장이 되고 싶어하는 듯하다. 장동혁 대표가 올림픽공원을 점령한 부정선거론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바탕으로 당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고무된 것일까. 최근 그가 사용하는 단어들은 꽤나 자극적이고 선동적이다.
선관위의 투표율 오입력 및 정정을 ‘투표율 조작’이라 부르며, ‘투표율도 조작했으니 득표수도 조작했을 수 있다. 부정선거를 음모론으로 부르는 자가 은폐론자’라며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선동하는 중이다. 명백한 논리적 비약이며 거짓 선동이다.
투표율을 조작한들 득표수와 후보들의 당락에 어떤 영향도 줄 수 없다. 심지어 선관위 시스템을 해킹하더라도 투표결과를 바꿀 수 없는 게 우리나라 선거 시스템이다. 아무리 온라인 상의 숫자를 조작하더라도, 현장에 실물 투표지와 투표 결과를 최종 집계한 개표상황표가 있기 때문에 조작은 불가능하다. 지방선거 직후 선관위가 전산상의 득표수를 오입력한 사례가 발견된 것도, 개표 현장에서 작성·확정되는 개표상황표에 적힌 결과값과 비교·대조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즉, 온라인 상의 모든 조작은 들키게 되어 있는 것이 우리나라 선거 시스템이다.
그러니 ‘투표율 조작’을 주장하며 득표수, 즉 선거결과까지 조작했을 것이라는 주 의원의 주장은 황당하고 무식하기 짝이 없는 수준이다. 선거를 치뤄본 경험이 한번 뿐이어서 투개표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인가?
개표 당일 모든 후보자측 참관인들이 눈에 불을 켜고 개표 과정을 지켜보고, ‘기계에 의한 투표지 분류→ 심사계수기 계수→수검표’ 등 각 후보자가 득표한 투표지를 한장 한장 계수하는 이중 삼중의 과정을 거친 이후, 개표사무원은 최종 결과값을 개표상황표에 기재한다. 다수의 선관위원들이 개표상황표와 투표지에 대한 마지막 검열과정을 거친 다음 지역 선거관리위원장은 최종적으로 결과를 공표한다. 개표상황표는 현장에 게시되고 각당 참관인은 즉시 사진 촬영 등 결과를 애타게 기다리는 후보자 측에 결과를 전달하게 된다. 현장에 있는 언론사도 이 개표상황표를 통해 선거 결과를 알게된다.
주 의원이 투개표 조작에 의한 부정선거를 주장하려면 적어도 누가,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조작했다는 것인지 최소한의 근거는 갖추는 것이 마땅한데 아무런 근거가 없다. 그저 ‘나쁜 선관위가 이것도 조작했으니 저것도 조작했을 것’이라는 빈약한 망상 뿐.
‘6·3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에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주 의원은 연일 선관위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는데, 선관위에 자료제출을 요구해 받은 자료로 매일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 문제는 그의 논리적 비약과 자극적인 선동이 진상규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직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을 만족시키는 데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단적인 예가 재검표를 거부한다는 점이다. ‘특검이 우선’이라며 여야가 합의한 18일 재검표도 주 의원은 거부하고 있다. 장동혁 및 국힘 특조위원 상당수가 이상하리만치 재검표를 피한다. 재검표를 통해 투표함과 투표지에 문제가 없는지부터 확인하고 올공 사태를 정리하는 것이 우선일텐데, 상황 해소보다 이 사태를 더 오래 끌고가는 것을 바라는 듯하다. 이유도 가관이다. 주 의원은 “(올공의 투표함) 무결성이 깨져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폈는데,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내에 있는 투표함이 이미 누군가의 손을 탔다는 것이다.
시위대가 경찰마저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온 언론이 지켜보는 경기장에 대체 누가 들어가서 투표함에 손을 댄다는 것인가? ‘무결성이 깨졌다’는 주장을 하면서도 누가 무슨 짓을 했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않는다. 무책임의 극치다.
투표함이 들어있는 경기장 복도마다 CCTV가 설치되어 있어 출입이 다 파악되는 상황인데 대체 무슨 근거로 오염되었다는 주장을 하는 것인가. 주진우의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투표함이 보관된 경기단체 사무실을 출입한 사람이 있다는 증거나 최소 핸드볼경기장을 출입한 사람이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백번 양보해 출입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이 출입자가 투표함에 손을 대었다는 증거가 있어야 ‘무결성 훼손’을 주장할 수 있을텐데 아무런 근거가 없다.
주 의원의 최근 발언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의 주장과 대부분 궤를 같이하고 있다. 음모론자들의 주 무대인 고성국TV에도 출연해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조했다. 1년 전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주 의원은 ‘부정선거론은 패배주의’라며 배척했었다. 그의 표변이 놀라울 정도지만 처음은 아니다.
12·3 계엄의 밤, 그는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중 한명이었다. 그러나 이후 탄핵에는 반대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탄핵에 찬성하지 않은 후보가 어떻게 혁신 후보인가. 계엄을 반대했으면 당연히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며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계엄을 저지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법률 전문가 출신이 어떻게 반대할 수 있느냐”며 그를 직격했다.
한동훈 의원의 당원게시판 사건에 대한 그의 태도도 기회주의적이다. 2024년 11월 주 의원은 당 법률자문위원장으로서 ‘당원게시판 의혹’을 최초 제기한 유튜버 이모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면서 “'자살하라' '개목줄' 등 극단적 표현이 담긴 게시글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가족과 무관한 동명이인의 당원이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한 대표 가족 명의로 작성된 글은 전체 53만 건에 이르는 당원게시판 글 중 불과 907건(1일 평균 2건)에 불과한데 여론조작, 여론조성팀, 댓글팀 운운하는 것도 모두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의혹 제기가 유튜브 중심으로 흘러가다 보니 논리 비약도 심하고 기본적인 팩트 자체가 안 맞는다”면서 “문제 있는 글이 가족명의 글에도 있는 줄 알았는데 그 글을 전부 본 결과 특별히 문제되는 글이 제가 봤을 때는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12·3 계엄과 탄핵, 정권교체 등의 1년이 지나고 2025년 말 이 문제가 한동훈 의원의 제명을 결정하는 이슈가 되었을 때의 그의 행보다. 누구보다 이 사건의 본질과 내용을 잘 알았음에도 그는 입을 닫았다. 그 사이 당원게시판 사건에서 새롭게 드러난 사실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는 한동훈을 위해 나서지 않았다.
12·3 계엄 이후 그의 행보는 장동혁 대표 쪽에 오히려 가깝다. 두 사람 모두 계엄해제 표결에는 참여했으나 탄핵에는 반대했다. 장 대표와 달리 ‘계엄옹호·윤어게인·부정선거음모론’ 세력과 결탁하지는 않았으나 그렇다고 비판적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최근엔 투표용지 부족사태를 기점으로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윤어게인·부정선거음모론 세력의 지지를 구애하는 모습으로 비친다.
고성국TV의 고성국 씨는 주 의원이 ‘계엄옹호·윤어게인·부정선거음모론 세력을 향해 총질하지 않고 오로지 이재명과 민주당만 팬다’며 그를 칭찬한다. ‘보수의 배신자’라며 비난하는 한동훈 의원과 거리를 두는 것도 주요 칭찬 포인트다. 주 의원의 최근 행보는 이런 극우세력들의 칭찬을 먹고 자란 장동혁의 길 위에 있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