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의원은 부실이 쌓이면 부정이라며 입력 오류, 과다 추정, 잘못 입력된 수치의 정당한 절차 없이 수정, 투표지 부족 등의 관리부실을 그동안 역대 선거에서도 저질러 왔으므로 부정(선거)라고 주장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나경원에게 묻겠다. 나경원이 5선을 한 모든 총선에서 나경원이 지적한 선관위의 관리부실이 있었다. 나경원의 주장대로라면 나경원이 당선된 5번의 선거는 모두 부정으로 선거 무효로 나경원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
나경원이 저런 주장을 하려면 자신도 부정선거로 당선된 것임으로 2024년 22대 총선은 무효이니 재선거를 하자고 해야 한다. 지금 당장 "나는 부정선거로 당선되었음으로 국회의원 자격이 없으니 사퇴하겠다"고 해야 한다.
나경원은 서울법대를 나와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판사까지 하였는데도 공직선거법을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모양이다. 적어도 이 논쟁에 나서려면 공직선거법과 선거관리위원회법 정도는 일독을 하고 와야 하지 않을까?
공직선거법 제224조에는 선거무효가 되는 사항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224조(선거무효의 판결 등) 소청이나 소장을 접수한 선거관리위원회 또는 대법원이나 고등법원은 선거쟁송에 있어 선거에 관한 규정에 위반된 사실이 있는 때라도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는 때에 한하여 선거의 전부나 일부의 무효 또는 당선의 무효를 결정하거나 판결한다.
이렇게 공직선거법에 명백하게 규정되어 있는데 선거관리부실이 선거무효, 당선무효의 사유가 되겠는가? 대법원도 아주 명확하게 판단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무효는 선거에 관한 규정 위반이 있고, 동시에 그 위반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대법원은 여기서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단순히 실제 득표수가 바뀌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위반이 없었더라면 후보자의 당락에 관하여 다른 결과가 발생했을지도 모르는 경우라고 해석한다.
실제로 대법원은 한 지방의원 선거에서 투표지 봉인절차 위반, 선관위 사무국장이 임의로 봉인 중인 투표지를 개봉, 정해진 개표사무원이 아닌 사람에 의한 재검표 등의 여러 선거절차 위반이 실제로 있었음에도, 그것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선거를 무효로 하지 않았다.
OECD 국가들과 미국 등 해외 선진민주주의 국가들도 선거에 관한 법률과 규정을 위반했더라도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때만 선거무효, 당선무효를 결정 혹은 판결한다.
영국에서는 선거 결과에 대한 이의는 Election Court(선거법원)에서 다루는데, 단순한 행정상 오류와 후보자의 부정행위 등을 구별한다. 예를 들어 부정·불법 선거운동이 있었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선거 전체를 다시 하지 않는다. 영국 법제에서는 후보자가 직접 부정행위를 했는지,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정도의 행위였는지, 후보자가 이를 알고 있었는지 등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부정행위가 있었더라도 선거결과에 영향을 줄 정도가 아니었다면 선거무효, 당선무효로 판결하지 않을 수 있다.
프랑스도 ‘위반의 존재’와 ‘당선무효’를 구별한다. 프랑스 선거법에서도 모든 선거법 위반이 자동으로 선거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선거운동 과정에서 부정한 조작이 선거의 진정성을 침해한 경우에는 당선무효 및 피선거권 제한 등의 강한 제재가 가능하다. 즉, 위반의 존재 자체보다는 그 위반이 선거의 자유·공정성과 결과에 미친 영향을 중요하게 본다.
해외에서 선거무효 혹은 당선무효로 판단하는 기준을 우리나라의 선거(투개표절차)에 적용해 보자. 예를 들어 개표과정에서 어떤 절차적 규정 위반이 발견됐다고 하자. ‘서류 작성 순서가 규정과 달랐다', '발표한 시간대별 투표율이 실제와 달랐다', '서명 시간이 조금 늦었다', '봉인 절차의 일부가 잘못됐다', '개표상황표 작성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 ‘투표지 부족으로 약 100명이 투표를 하지 못했다', ’오입력 사례가 다수 있었다' 등의 절차 위반이나 규정 위반이 있었다 하더라도 투표지 자체가 보존되어 있고, 재검증할 수 있으며, 후보자별 실제 득표수가 확인되고, 당락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없다면 이것만으로 선거를 무효화할 수 없다.
앞에서 언급한 한국 대법원 판례가 바로 그런 취지이다. 반대로, '상당수 투표지가 없어졌다', '투표지가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 '개표 결과를 검증할 원자료가 없어졌다', '특정 후보의 표가 체계적으로 누락되었다', '부정투표가 상당 규모로 발생했다', 등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반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당락에 실제로 영향을 미쳤는가' 또는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합리적으로 인정되는가'가 핵심 문제가 된다. 대법원도 단순히 '실제 당락이 바뀌었다는 증거'만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위반이 없었더라면 다른 당락 결과가 발생했을지도 모른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로 보고 있다.
판사를 역임했다는 나경원도 대법원 판례도 찾아보지 않고 저런 헛소리를 하는 수준이니 국힘당 내의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주진우, 김은혜, 김민전 등의 의원들 수준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