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정권의 통제로 축소되는 시장, 유통의 국가 장악 노리며 강경책

대규모 가격 조사로 살펴보는 북한 경제(2)시장의 쇠퇴, 사회 전체의 활력을 크게 떨어뜨려.
과일을 파는 여성. 예전의 자유로운 장사는 사라지고, 상업관리소에 상품 구매처와 판매 가격을 등록해야 한다. 앞의 남성이 운반하고 있는 것은 생활용수일까. 2025년 9월 양강도 혜산시를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2000년 이후, 많은 북한 주민이 굶주리는 생활에서 점차 벗어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것은, 국가의 통제가 느슨해지면서 장사를 비롯한 개인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그 중심적 역할을 한 것이 시장(장마당)이었다. 그러나 2020년에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김정은 정권은 시장과 개인의 경제활동을 강력하게 억제하려 했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소비물자의 유통을 국영 상점에 집중시키는 조치를 추진했다. 연재 2회에서는 당국의 관리와 통제가 강화되면서 축소되고 있는 시장의 현재 상황에 대해 보고한다.

◆당국의 규제로 상인의 매입이 어려워져
식량과 소비물자 유통의 중심지였던 시장(장마당). 상인들은 고용된 점원이 아니라, 폭 약 80cm 정도의 매대를 직접 운영하는 경영자였다. 시장관리소에 자리 사용료(시장세)를 내고, 자신의 능력과 책임으로 매입한 상품에, 이윤을 계산하여 가격을 매겼다.

중국에서 유입된 소비물자가 시장을 장악했다. 상품은 무역회사가 수입해 각지에 도매로 판매해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상인들은 자유롭게 물건을 매입할 수 있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중국 제품의 수입이 중단되자 상인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김정은 정권이 국영 상점의 복구에 힘을 쏟고, 시장이 쥐고 있던 유통의 주도권을 국가가 되찾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시장의 부진은 구조화되었고, 점차 축소되었다.

코로나 사태가 수습되고 북중 무역이 회복되었지만, 당국은 중국산 소비재 수입 규제를 계속했다. 국산품도 생산 공장이 시장에 직접 도매로 팔 수 없게 됐다. 공장에서 만든 국산품은 우선적으로 국영 상점에 납품하도록 의무화되었다. 시장 상인들은 국영 상점에서 도매로 공급받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 가격도 국영 상점이 결정한다. 자유 매입이 가능한 여지는 크게 줄어들었다. 또한, 후술하지만, 2023년 1월경부터 시장에서 쌀, 옥수수 등의 식량 판매가 금지되었고 국영 식량전매점인 '량곡판매소'로 이관됐다.

◆시장 상인의 매입은 국영 상점이 중심
구체적으로 시장 운영의 현황을 살펴보자. 이하는 양강도와 함경북도의 4개 도시에 거주하는 6명의 취재협력자가 6월 중순까지 전해온 보고를 정리한 내용이다.

"국영공장의 생산품과 수입품을 개인이 도·소매할 수 없다. 가능한 경우는 관련 기관, 기업소, 무역회사의 간부가 어느 경로로 판매할지를 신고했을 때뿐이다. 개인이 상품 가격을 마음대로 낮추어 국가 유통망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시장에서는 판매품목이 크게 제한된 데다 상업관리소 산하의 시장관리소에 생산지를 등록한 상품만 팔 수 있다. 상품 등록은 바코드로 관리된다."

즉, 생산지와 매입처가 불분명한 상품은 시장에서 취급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상인들은 시장관리소에 시장세, 전자결제 수수료, 기타 유지관리비를 낸다. 손님들의 결제는 현금보다 QR코드 방식 송금으로 받는 경우가 많다. 개인의 납부금 지불은, 시장관리원에게 현금으로 주던 예전 방식은 없어졌다."

김정은 정권은 '무현금화(캐시리스화)'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으며, 국영 상점에서는 금년 3월부터 전자결제가 의무화되었다. 이러한 흐름이 시장에도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방 도시의 전력 사정은 여전히 열악하기 때문에, 정전으로 결제기를 사용할 수 없어 현금 거래로 전환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한다.

참고로 시장세의 금액은 양강도 혜산시장의 경우 6월 초 기준으로 대략 하루 1,200원이었다. 판매 품목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또한 생산기업이 시장에 직접 내는 판매점의 경우에는 하루 1,500~2,000원이었다. (1,000원은 한화 약 22원)

◆식량 판매는 엄격히 금지 잡곡과 가공식품은 허용
앞서 언급했듯이 시장에서의 식량 판매는 2023년 1월경부터 엄격히 금지되었지만, 잡곡이나 가공품의 판매는 문제없다고 한다.

"비알곡으로 분류되는 콩, 조, 수수, 감자류 등은 계속 판매할 수 있다. 또한 채소나 닭, 달걀, 돼지고기 등 주변에서 개인이 생산한 물품도 판매할 수 있다. 옥수수는 국수(건면)로 가공하면 곡물이 아닌 가공식품으로 판매할 수 있다. 농토산품 시장과 비슷하게 됐다."

쌀, 옥수수 같은 식량의 판매는 국영 전매점인 '량곡판매소'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판매량과 품질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잡곡 판매점의 상인들이 소량을 몰래 파는 건 당국이 눈감아주고 있다고 한다. 또한 집에서 식량을 취급하는 상인들도 있다고 한다. '량곡판매소'의 운영 실태에 관해서는 다음 회에서 자세히 설명한다.

◆중고품 판매가 활기, 개인 상인 조직화 움직임도
최근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것은 중고품 거래라고 한다. 개인의 경제활동이 강하게 규제되면서 현금 수입이 줄어든 도시 주민들이 가재나 헌옷을 내다 판다. 주로 물물교환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또한 공장이나 기업이 시장 안에 매장을 내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고 한다. 7월 양강도에서 전한 정보로는, 당국이 상인의 조직화를 목표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같은 품목을 취급하는 상인을, 협동조합처럼 조직화하려고 하고 있다. 매장에서는 교대로 1명만 장사를 시키고 매출과 이익은 똑같이 나누도록 하고 있다."

◆소비자는 시장에서 국영 상점으로 이동
자유를 잃은 시장은 국영 상점에 밀리면서 활기를 잃고 있다. 상품 종류가 많고 가격에도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최근 몇 년 사이 소비자는 시장에서 국영 상점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취재협력자들은 입을 모았다. 국영 상점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경품을 주거나 '바겐 세일'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회에 언급했듯이 국영 상점은 인민위원회(지방정부)의 '가격국'이 가격을 정하기 때문에 흥정이나 외상이 불가능하다는 불편함이 있다. 그래서 여전히 융통성이 있는 시장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시장의 쇠퇴는 사회의 활력을 빼앗는다
장사 여건이 악화되면서 많은 상인이 시장에서 철수했다. 아시아프레스의 취재협력자 중 한 명은 시장에서 오랫동안 신발 장사를 하며 안정적으로 이익을 올리고 있었다. 2018년경까지는 한 달 순이익이 약 2,000위안(현재 약 41만 원)에 달했지만, 중국 제품이 들어오지 않게 된 데다 당국의 규제로 더 이상 수익을 전혀 기대할 수 없게 되면서 몇 년 전에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현재 시장의 거래 규모는 대체로 2019년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고 아시아프레스는 보고 있다. 개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활성화된 시장은 주민들의 생활 수준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정책적으로 만들어진 시장의 쇠퇴는 북한 주민에게 의욕과 미래에 대한 전망을 빼앗고,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의 활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닐까.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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