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이 남침의 빌미를 주지 않는다"

김일성은 소련대사에게 이렇게 불평하면서 스탈린으로부터 남침허가를 받으려 했다


최근의 6.25 戰史 연구가들이 주목하는 장면이 있다. 1950년 1월17일 평양에서 열린 李周淵 駐中대사의 北京부임 송별연회장에서 金日成은 약간 술에 취한 말투로써 소련대사관의 이그나체프와 페리센코 참사관에게 말을 걸었다. 슈티코프 소련대사가 모스크바로 보고한 電文은 이렇게 증언한다.

<李周淵 대사가 떠난 뒤 김일성은 흥분한 얼굴로 이그나체프와 페리센코 참사관에 말을 걸었다. 그 요지는 이러하였다.
'나는 통일문제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하여 잠을 자지 못한다. 만약 남조선 인민의 해방과 조국통일 사업을 미룬다면 나는 조선인민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스탈린 동지는 남쪽을 공격해선 안된다, 李承晩 군대가 북한을 공격한 경우에만 남조선을 향해 반격해도 좋다고 나에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李承晩은 지금까지도 공격해오지 않기 때문에 남조선 인민 해방과 국가통일은 미뤄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번 모스크바를 방문하여 남조선 인민을 해방하기 위한 인민군의 공격계획에 대해서 허가를 얻고싶다. 만약 스탈린 동지와 만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모택동(필자 注: 그는 모스크바를 방문중이었다) 동지가 모스크바로부터 귀국한 후 그와 만날 것이다. 모택동 동지는 중국의 전쟁이 끝난 뒤 원조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電文은 한국측이 도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김일성이 남침의 구실을 만들 수 없다고 불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電文은 또 모택동이 1949년 6월 북한대표 金一이 찾아왔을 때 '중국의 내전이 끝나면 남조선 해방 전쟁을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김일성의 주장을 담고 있다.

슈티코프 소련대사는 김일성이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술김에 우연히 한 것이 아니고 '미리 계획된 발언으로 보인다. 자신의 기분을 드러내는 식으로 이 문제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탐색하려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김일성이 모택동의 이야기를 꺼낸 것은, 스탈린을 자극하려는 목적에서였다고, 중국의 6.25 戰史학자 朱建榮은 '毛澤東의 조선전쟁'이란 책에서 주장하고 있다.

슈티코프 대사의 電文을 읽어본 스탈린은 김일성의 남침을 계속 견제하면 김일성이 모택동의 도움을 받아 남침하여 통일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중국의 영향권 아래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관련 학자들의 거의 일치된 해석이다. 국제공산주의 운동의 수령으로서의 권위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스탈린은 1월30일 슈티코프 대사에게 다음과 같이 지시한다.

<나는 김일성의 불만을 이해한다. 그러나 그는 남조선에 대해서 대규모로 행동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너무 큰 리스크가 생기지 않도록 신중하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가 이 건으로 나와 이야기하고싶다면 나는 언제라도 만날 용의가 있다. 이상의 메시지를 그에게 전달하고 나는 그를 도울 용의가 있음을 전해주기 바란다. 이 사실이 모택동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하라>

김일성은 이 메시지를 받고서는 모택동과 스탈린을 갖고 놀았다고 웃었을지 모르지만 나중에 밝혀진 사실은 毛와 스탈린에 의해서 처참하게 이용된 것은 김일성이란 점이다. 小國이 大國을 국내문제에 끌어들여 이용해먹으려다가는 거꾸로 당하는 수가 많다. 신라만이 唐을 끌어들여 통일한 뒤 對唐결전으로 唐을 한반도에서 내어쫓고 민족통일을 완성할 수 있었다. 金庾信과 김일성은 품격이 다른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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